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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격변! 미지로부터 코레아

2017.7.21 - 8.11

Paju Typography school

Gyeonggi Culture Foundation

direct Kim Jeong hwa, Seo ye won, Lee Yong jun

 1991년 SOFA협정 1차 개정으로 한국인의 미군부대 내 시설이용은 철저히 통제 되었다. 협정 이전에는 한국인들도 비교적 자유롭게 미군시설을 이용할 수 있었으나 그 가운데는 몰래 물건을 빼돌리려 미군부대의 담장을 넘은 한국인들이 많았으며, 그들은 미군의 발포로 종종 사살되기도 했다. 2003년 한미정상회담 이후 한국정부는 경기 북부 및 수도권에 위치한 미군부대를 평택 캠프 험프리 기지로 옮기기로 했으며, 이후 경기 북부 미군부대 일대에 미군을 상대로 한 상업지구의 공동화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미군부대 이전 이후에 광범위한 미군부대 부지를 둘러싼 환경문제, 대지 활용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겨우 고개를 돌려 바라본 우리 사회의 냉전과 분단의 벽은 더욱 높았다. 분단까지 다가가기에 앞서 또 다른 벽들을 먼저 마주해야 했다. 그 하나의 벽으로 가기 위해 유령과 같이 벽 앞을 가로막는 목적지가 없는 말들을 나는 먼저 마주쳐야 했다. 미군이 떠나버린 담장 너머로 여전히 할 말이 남아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여전히 이 담장 밖을 서성이고 있으며, 여전히 저편을 향해 말을 건넨다. 물론 대부분의 말들이 담장을 넘지 못하고 다시 저편이 아닌 이편에서 뒹굴고, 저편으로 넘어간 말들은 누구를 만나야 할지 알지 못한다.

 

 진정 어떤 것도 선택할 수 없는 삶. 무언가에 의해 좌우되었던 삶. 이제는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는 삶이 분단 이전에도, 지금도 그리고 미래의 통일한국에도 여전히 벽이 있던 자리에서 서성거릴 것이다. 나는 경기지역일대의 미군부대 이전을 중심으로 분단 이후로부터 지금까지의 모순된 국가정책과 미군의 입장, 그 안에서 웅성대는 개개인의 사소한 거짓말들을 들여다보고자 했다. 담장을 둘러싼 한낱 거짓말을 한 장의 명함에 담아 벽 너머를 향해 날렸다. 종이 한 장이 담장을 넘어가는 바로 그 순간. 거짓말과 거짓말이, 숱한 모순들이 만나는 순간, 들키지 말아야 한다는 두려움과 찰나의 해방감이 동시에 고개를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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