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2018 Solo exhibition_Where is the pigeon _비둘기는 어디에 있을까

17717

Lee Kyeonghee​

비둘기는 어디에 있을까

 인간은 눈으로 모든 형상을 볼 수 있지만, 모든 것을 그저 보고 있다는 것은 결국 아무것도 보고있지 않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모든 것이 매일 우리의 눈을 스치고 지나간다. 연일 보도되는 뉴스와 수많은 사람들, 주행하는 차들과 쏟아지는 텍스트들. 셀 수 없이 많은 이미지들. 이것들을 우리가 ‘본다'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본다'라는 것은 단순히 눈의 기능을 다해 보고있다라는 것만을 말하지 않는다. 보는 것을 넘어 발견하고, 탐색하고, 알아간다는 것. 보는 행위를 통해 대상을 삶의 범위로 끌어당기는 것. 가치와 의견을 만드는 것. '본다'라는 것은 더욱 많은 것을 요구한다.

 

 2016년 베를린, 다양한 사람들, 눈을 자극하는 많은 미술작품들, 활기찬 작가들, 쉼 없이 움직이는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는 비둘기 한 마리를 발견했다. 많은 것을 보고 있었지만 사실 아무것도 보고 있지 않았다. 내가 본 것은 오직 비둘기. 비둘기였다. 그렇게 한 마리의 비둘기를 발견하고, 나는 늘 비둘기가 있는 곳을 찾아다녔다. 매일 문을 나서면 늘 머릿속에 질문이 떠올랐다. 비둘기는 어디에 있을까. 작업을 시작하고 부터 지금까지 늘 주변적인 것, 잊혀진 사실들 사이에서 맴돌고 있다. 과거가 되었거나 폐기되는 존재들. 착오적인 존재라고 읽혀지는 사람들. 현재는 발빠르게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고, 모든 것이 교차하고 변형되는 순간에도 우두커니 외부를 주시하는 것들. 나는 그런 것들을 지나치지 못한다. 

 

 나는 이 전시에서 보는 것을 넘어 발견하고, 우연한 발견이 찾는 행위로 연결되는 것. 보는 것이 적극적 행위로 연결되고 그것이 어떻게 다시 보는 행위로 이어지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싶다. 그리고 나 또한 이제까지 내가 발견했던 모든 것을 이제는 찾아 나설 준비가 되었다. 비둘기는 어디에 있을까. 당신에게도 매일 문을 나설 때 이 질문이 떠오르기를 바래본다.

bottom of page